
AI가 코드의 90%를 만드는 시대
2025년 초, OpenAI 공동창업자 안드레이 카파시가 트위터에 “바이브 코딩”이라는 단어를 처음 꺼냈습니다. AI에게 그냥 말하면 코드를 대신 짜주는 방식이죠. 그로부터 1년 반, 바이브 코딩 커서(Cursor)의 기업 가치가 크게 오른 것만 봐도 상황은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카파시 본인조차 “프로그래머가 직접 기여하는 코드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고 말할 정도예요. 실리콘밸리의 시니어 개발자들도 “지난 달 작성한 코드 대부분을 AI가 만들었다”고 회고합니다. Y Combinator의 2025년 겨울 배치에서는 참가팀의 25%가 코드의 95% 이상을 AI로 만들었다는 통계도 나왔죠.
수치만 보면 “사람이 코드를 짤 일이 거의 없는 시대”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AI가 코드를 이렇게 잘 짜주는데, “사람이 코드를 보는 도구”를 만드는 회사의 기업 가치가 폭발적으로 오르고 있거든요.
왜 바이브 코딩 커서(Cursor)가 필요한가

Cursor는 개발자들이 쓰는 코드 편집기입니다. 2025년 초에 기업 가치가 25억 달러였어요. 2026년 6월, SpaceX가 이 회사를 6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1년 반 만에 24배가 뛴 겁니다.
AI가 코드를 다 짜주는 시대에, “코드를 보는 도구”가 왜 이 정도의 가치를 가지는 걸까요?
이걸 이해하려면 바이브 코딩 도구들이 하는 일이 각각 다르다는 걸 먼저 알아야 합니다.
ChatGPT나 Claude 같은 챗봇은 대화창에서 코드를 받아 복사해서 붙여넣는 방식이에요. “이거 만들어줘” 하면 답이 채팅으로 오고, 사용자가 그걸 가져다 씁니다.
Codex나 Claude Code 같은 AI 에이전트(사람 대신 알아서 작업하는 AI)는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이 기능 추가해줘”라고 시키면 AI가 프로젝트 파일을 직접 열어서 혼자 작업하고, 결과물을 돌려줘요. 외주 개발자에게 일을 맡기는 것과 비슷합니다. 여러 작업을 동시에 시킬 수도 있죠.
Cursor는 그 어느 쪽도 아닙니다. AI가 코드를 짜면, 뭐가 바뀌었는지 바로 화면에 보여줍니다. 추가된 부분은 초록색, 삭제된 부분은 빨간색으로 나란히 비교할 수 있어요. 마음에 들면 수락, 아니면 거부, 혹은 “여기만 이렇게 고쳐”라고 바로 지시할 수도 있죠. 프로젝트 안의 모든 파일을 AI가 함께 읽고 있어서, 파일 하나를 고칠 때 연결된 다른 파일까지 같이 고려합니다. GPT, Claude, Gemini 같은 여러 AI 모델 중에서 상황에 맞는 걸 골라 쓸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에요.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챗봇은 메신저로 코드를 주고받는 것, AI 에이전트는 외주 맡기고 결과물을 검수하는 것, 바이브 코딩 커서(Cursor)는 옆자리에 앉은 AI와 같은 화면을 보면서 함께 작업하는 겁니다.
여기서 질문이 생깁니다. AI 에이전트가 혼자서 다 해주는데, 굳이 왜 옆에 앉아서 같이 봐야 하는 걸까요?
AI가 못 잡는 마지막 10%
Cursor가 2026년에 공개한 데이터가 있습니다. AI가 작성한 코드 중 60분이 지난 뒤에도 그대로 남아 있는 비율이 81%예요. 올해 초 수치 76%에 비하면 많이 발전한 거죠.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AI가 쓴 코드의 19%는 한 시간 안에 사람이 고치거나 지우고 있다는 뜻이에요.
19%라는 숫자가 작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19%가 정확히 어떤 부분인지가 중요해요. AI가 놓치는 건 문법이나 동작 원리 같은 “코드 안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건 AI가 오히려 잘 잡아요. AI가 못 잡는 건 “코드 바깥의 판단”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이에요.
이 에러 메시지가 우리 고객에게 적절한 톤인가? 이 로딩 순서가 사용자 경험상 자연스러운가? 이 기능의 구조가 다음 달에 추가할 기능과 충돌하지 않는가? 이 화면에서 버튼을 여기에 두는 게 맞는가?
AI는 코드를 잘 짜지만, “왜 이 코드가 존재해야 하는지”는 모릅니다. 제품을 쓰는 고객이 누구인지, 이 기능이 비즈니스에서 어떤 의미인지, 로드맵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는 사람의 머릿속에만 있거든요. AI는 독심술사가 아니에요. 뇌를 동기화하는 게 아닌 이상, 사람이 원하는 걸 100% 알 수는 없습니다.
AI가 사람의 의도를 완전히 알지 못해 반복되는 문제는 바이브 코딩 한계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개인이 혼자 만드는 사이드 프로젝트라면 AI가 80% 맞추고 나머지를 대충 고쳐도 됩니다. 하지만 수백만 명이 쓰는 서비스에서는 에러 메시지 한 줄, 로딩 시간 0.3초, 버튼 위치 하나가 이탈률을 바꾸거든요. 기업이 커질수록 이 “종이 한 장 차이”가 결정적입니다.
Cursor가 실제로 하는 일

여기까지 읽으면 “그러면 AI가 만든 코드를 사람이 확인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왜 별도 도구가 필요해?”라는 의문이 들 수 있어요.
핵심은 속도입니다. AI 에이전트가 파일 12개를 한꺼번에 수정했는데, 그걸 일일이 열어서 뭐가 바뀌었는지 비교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요. Cursor는 변경 전후를 나란히 보여주고, 한 줄씩 수락하거나 거부할 수 있게 해줍니다. 코드를 치는 중간에 다음 코드를 예측해서 보여주기도 하고요.
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의 실제 작업 흐름이 이걸 잘 보여줍니다. 오전에는 Claude Code 같은 AI 에이전트에게 기능을 통째로 시킵니다. “대시보드 페이지 만들어줘, 사이드바랑 헤더 포함해서, 기존 설정 페이지 패턴 따라서.” AI가 파일 6~12개를 만들어놓으면, 오후에 같은 프로젝트를 Cursor에서 엽니다. 거기서 간격 조정하고, 디자인이 틀어지는 부분 고치고, 로딩 상태 추가하고, 빈 화면일 때 보여줄 메시지를 다듬어요.
AI가 뼈대를 만들고, 사람이 Cursor에서 디테일을 잡는 겁니다. 그래서 Cursor는 “코드를 짜는 도구”라기보다 “AI 결과물을 가장 빠르게 훑고 판단하는 조종석”에 가까워요. AI가 더 많은 코드를 짤수록, 그 결과물을 빠르게 확인하고 방향을 잡아줄 도구의 가치는 오히려 더 커집니다. Cursor의 매출 중 기업 고객 비중이 60%를 넘는 것도 이 맥락이에요. 제품의 디테일이 곧 경쟁력인 조직일수록, AI 결과물을 정밀하게 다듬을 수 있는 환경이 필수인 거죠.
비개발자가 이 흐름에서 가져갈 것
저도 바이브 코딩 커서(Cursor)를 써본 적이 있습니다. 2025년 여름, Cursor 무료 플랜에서 GPT-4o를 쓸 수 있었을 때예요. 그때 바이브 코딩으로 1인칭 3D 축구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AI가 코드를 뚝딱 만들어주니까 금방 될 줄 알았어요.
결과는 포기였습니다. AI가 코드를 짜주긴 하는데, 프로젝트가 복잡해질수록 AI가 만든 코드가 맞는 건지 틀린 건지 제가 판단할 수가 없었거든요. 뭘 고쳐야 하는지, 어디가 문제인지 “보는” 능력이 없으니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당시 개발 과정을 틱톡에 올렸었는데, 아래가 그때의 화면이에요.

지금 돌아보면 이 경험이 정확히 앞에서 말한 구조와 같습니다. AI가 90%를 만들어줬지만, 나머지 10%를 판단할 수 없어서 전체가 무너진 거예요.
바이브 코딩의 흐름은 “AI에게 시키는 사람”에서 “AI 결과물을 판단하는 사람”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코드를 한 줄도 짤 줄 몰라도, AI가 만든 결과물을 보고 “이건 맞고 저건 아닌데”라고 방향을 잡아줄 수 있는 능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요.
바이브 코딩 커서(Cursor)가 개발자들의 도구라는 건 맞습니다. 비개발자가 당장 Cursor를 설치해서 쓸 일은 많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이 도구가 존재하는 이유를 이해하면, 바이브 코딩이 앞으로 어디로 가는지가 보입니다. AI가 더 똑똑해져도, 마지막 판단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는 것. 그리고 그 판단을 잘하는 사람과 도구가 점점 더 값어치를 갖게 된다는 거죠.